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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 영화인 ‘편견’과 싸우고 ‘정체성’ 지킨다

성룡의 회고록을 출간했고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지에 주로 아시안 팝 컬쳐에 대한 글들을 기고하고 있는 중국계 저널리스트 제프 양은 2022년 ‘골든 스크린(The Golden Screen: The Movies That Made Asian America.사진)’이라는 책을 펴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올랐다. ‘골든 스크린’은 영화 산업에서 아시안 아메리칸이 주도해온 흐름을 탐구한 최초의 출판물이라는 점에서 획기적인 책으로 평가받는다.     ‘에브리싱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의 스타 양자경(Michelle Yeoh)은 서문에서 “책에 소개된 136편의 아시안 영화들은 다음 세대의 아시안들에게 영감과 용기를 주게 될 것이며 아시안 멀티버스를 확장해 나가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일갈했다.     제프 양의 ‘아시안 영화’ 소개는 1961년 발표된 ‘플라워 드럼 송(Flower Drum Song)’으로부터 시작한다.     홍콩 배우 낸시 콴이 출연한 이 영화는 문화적, 역사적, 미적 중요성을 인정받아 의회도서관에 의해 보존 가치가 있는 영화로 지정됐다.   저자는 1993년 발표된 ‘조이 럭 클럽(The Joy Luck Club)’을 영화산업의 주류 대열에 들어선 첫번째 아시안 영화라고 서술한다. 올리버 스톤이 제작하고 웨인 왕이 감독한 이 영화는 중국계 미국인 소설가 에이미 텐의 자전적 소설에 바탕을 뒀다.     1940년대의 가난과 남존여비 사상으로 인해 여성들이 견뎌내야 했던 핍박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는 소설로 전쟁을 피해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한 네명의 중국인 여성들과 미국에서 태어난 그들의 딸들에 관한 이야기다.     영화 ‘조이 럭 클럽’은 어머니와 딸이 서로의 문화적 차이로 인한 미묘한 갈등을 겪으면서 이를 모녀간의 사랑으로 풀어나가는 과정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영화는 흥행에서도 꽤 성공해 국내에서만 제작비의 3배를 벌어들였다. 출연 배우가 대부분 아시안이었던 최초의 상업 영화로 아시안 아메리칸들에게는 기념비적인 영화로 자주 언급된다.     그러나 할리우드의 인종차별 벽은 여전히 공고했다. ‘조이 럭 클럽’ 이후 2018년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Crazy Rich Asians)’이 출현할 때까지 아시안 영화는 25년간의 공백기를 보내야 했다. ‘골든 스크린’은 ‘조이 럭 클럽’과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의 성공의 요인과 이 두 영화가 아시안들의 삶에 미친 영향을 심층적으로 살펴본다.     출연 배우 전원이 아시안으로만 구성된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은 아시안 영화 제작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비정상적일 정도로 일반의 상상을 초월하는 부에 대한 대중들의 환상, 그들에게 대리만족용 볼거리를 제공했다. 이 영화의 엄청난 흥행과 성공은 할리우드에서 비백인들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비난을 일소시켜 버렸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이후 대중들의 주목을 받는 아시안 영화가 급증했다. 아시안 배우들의 캐스팅이 늘어난 것은 물론 제작진, 기술진에서도 아시안들의 진출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그 흐름은 2022년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을 받은 ‘에브리싱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놀라운 성과로 이어진다.     아시안 영화 역사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이 영화는 중국 이민자 부모가 그들의 2세 딸과 교감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지만, 스토리 이전에 아시아를 표현하는 미묘하고 복잡한 문제들을 실상과는 먼 개념인 ‘멀티버스(Multiverse)’로 풀어낸 영화라는 점에서 비평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고 감동 넘치는 판타지 가족영화로서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다.     ‘골든 스크린’은 소피아 코폴라가 각본을 쓰고 연출한 2003년작 ‘로스트 인 트랜슬레이션(Lost in Translation)’도 ‘아시안 영화’로 분류했다. 영화의 배경지가 도쿄라는 단순한 이유보다 당시 영화를 극찬했던 백인계 비평가들의 시각을 ‘비판’하기 위해서다.     코폴라에게 2004년 아카데미 각본상을 안겨줄 정도 그녀의 작가적 역량이 인정된 영화였지만 일본인들의 영어 발음에 대한 조롱과 일본적인 캐릭터에 대한 비아냥 섞인 표현들이 많았음을 지적한다. 실제로 영화는 많은 아시안 아메리칸들의 커다란 반발을 사기도 했다. 저자는 코폴라가 좀 더 일본과 아시아적 정서를 연구했어야 했다고 제안한다.     책은 ‘발리우드’라 불리는 인도 영화들도 다수 소개한다. 인도 영화는 아시안 영화뿐만 아니라 흥행 규모 면에서 세계 최대다. 그리고 그들만의 특이한 표현 양식은 영화 산업의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발리우드의 영화들은 인도에서보다 할리우드에서 더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저자는 한국계 존 조와 인도계 칸 펜이 출연한 ‘해럴드와 쿠마, 화이트 캐슬에 가다’(2004)를 아시안에 대한 미국인의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영화로 소개한다. 영화는 한국계 미국인 해롤드를 성실하고 모범적이며 소심한 캐릭터로, 쿠마는 자신의 의지와는 달리 아버지의 뜻에 따라 의사가 되어야 하는 의대생으로 묘사하며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과 미국 대중의 그릇된 인식을 꼬집고 있다. 영화는 2011년까지 3편이 나왔을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아시안이 등장하는 영화는 더는 대중의 관심 대상이 되지 못한다. 이전처럼 영화에서 아시안들은 ‘옐로우 페이스’로 인식되지도 않을뿐더러 아시안에 대한 스테레오타입도 많이 사라졌다. 할리우드에서의 아시안들의 입지와 위상이 향상됐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한 예로, 2025년 골든글로브 심사위원 300명 중 13%가 아시안으로 11%의 흑인을 앞섰다.     이제 영화에 등장하는 아시안들은 그 캐릭터가 아시안일 뿐, ‘아시안적’ 캐릭터로 묘사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아시안 아메리칸 영화인들에게는 여전히 싸워야 할 인종적, 문화적, 정치적 문제들이 많다. 할리우드에서 아시안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한다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김정 영화 평론가 [email protected]아시안 정체성 아시안 아메리칸들 아시안 영화들 아시안 멀티버스

2025-02-19

‘서울의 봄’ 오스카상 향해 본격 홍보

올해 10회째를 맞는 2024 아시안 월드 필름 페스티벌(Asian World Film Festival·이하 AWFF)이 13일 LA에서 개막했다. AWFF는 아카데미상 외국어 영화 부문에 출품되는 아시안 영화들을 대중, 언론 및 아카데미 회원들에게 소개하고 아시안 영화 제작자 및 감독을 후원한다.   13일 컬버시티의 컬버 시어터에서 한국영화 ‘보통의 가족’(2024, 감독 허진호) 상영으로 막을 올린 AWFF는 21일까지 9일간 27개국 30여개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이번 영화제의 하이라이트는 2025년 아카데미 출품작 ‘서울의 봄’(2023년 감독 김성수)이다. 김성수 감독은 19일 오후 6시30분 영화 상영 후 직접 관객들과 질의 응답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영화제 기간 동안 LA한국문화원(원장 정상원)은 AWFF와 손잡고 서울의 봄을 비롯한 한국영화를 집중 홍보하는 ‘포커스 온 코리아(Focus on Korea)’를 개최한다. 지난 16일 ‘한국이 싫어서’(2024, 감독 장건재), ‘대도시의 사랑법(2024, 감독 이언희)’을 상영한데 이어 19일엔 서울의 봄과 ‘더 킬러스’(2024, 감독 김종관, 노덕, 장항준, 이명세)이 스크린에 올려진다.   개막작 ‘보통의 가족’은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덕혜옹주’ 등을 제작한 허진호 감독의 9번째 장편영화다. 헤르만 코흐의 소설 ‘더 디너’를 한국 사회에 맞게 각색한 작품으로, 가족을 주제로 도덕적 윤리와 자식을 위하는 부모의 마음 간의 갈등을 긴장감있게 연출했다.   개막식에서 ‘보통의 가족’ 상영이 끝난 후 극장을 가득 메운 LA 현지 관객들의 박수가 이어졌다. 이날 자리한 200여명의 영화 관계자들은 “흥미롭고 속도감 있는 전개로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관람했다”며 한국영화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상원 문화원장은 “10회를 맞이하는 AWFF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국영화가 개막작으로 선정돼 의미가 깊다”며 “한국영화라는 하나의 독특하고 신선한 장르를 현지 관객들이 계속해서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포커스 온 코리아’ 상영작에 관한 상세한 내용과 예매 정보 등은 아시안 월드 영화제 홈페이지(asianworldfilmfest.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오스카상 서울 영화제 기간 아시안 영화들 이번 영화제

2024-11-17

아시안 월드영화제 한국 영화 빛났다

 2021년 아시안 월드 영화제(Asian World Film Festival)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11월 1일부터 11일까지 열린 아시안 월드영화제는 아카데미상 외국어 영화 부문에 출품되는 아시안 영화들을 대중, 언론 및 아카데미 회원들에게 소개하고 아시안 영화 제작자 및 감독을 후원하는 영화제로, 올해는 총 14개국의 영화가 상영됐다.     올해 영화제 하이라이트는 LA 한국문화원(원장 박위진)이 지원한 한국영화 상영과 문화행사였다.     한인 최초로 마블 영화 주인공이 된 마동석 씨가 출연하는 개막작 ‘이터널스(Eternals)’ 외 2일에는 랜드마크 시어터에서 정병길 감독의 ‘악녀’ 상영과 감독과의 질의 문답도 진행됐다. ‘악녀’는 정병길 감독의 할리우드행을 결정지은 액션 누아르 영화다.     오스카 한국 출품작인 류승완 감독의 ‘모가디슈’는 11일 폐막작으로 선정돼 참석자 1000여명을  대상으로 상영됐다.       이날 폐막식 행사에서 LA 한국문화원 박위진 원장이 AWFF에서 처음 선정한 ‘엔젤 어워드(Angel Award)’ 상을 수상했다. ‘엔젤 어워드’는  AWFF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주류사회에 홍보와 협력한 공로를 인정해 처음으로 수여하는 상이다.   AWFF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온라인으로 진행되다가 올해 다시 오프라인 영화제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LA 한국문화원 협조로 한국영화 선정 및 상영에 따른 저작권 협조, 감독 초청 등으로 영화제의 성공적 개최를 지원한 박원장에게 앤젤 어워드상을 수여했다.     박원장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안 영화가 주류사회에서 인정받고 즐기는 영화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박원장은 취임 후 샤론 쿼크 실바의원, 최석호 의원과 협력해 캘리포니아주 한글날 제정, 캘리포니아주 태권도의 날 제정을 지원했다.     코로나 팬데믹 동안에는 한국어 강좌를 온라인으로 전환해 오프라인보다 더 많은 매 학기 250여명 이상 등록으로 한국어 붐을 형성했다.   또한 2019년 영화제에서 아카데미 회원 대상 ‘기생충’ 상영, 봉준호 영화 특별 기획전 등 오스카 캠페인 활동을 통해 봉준호 감독 붐 형성을 이끌었다.     올해 영화제 기간에는 ‘11월 6일 한국의 날’을 제정해 컬버시티 다운타운 광장에서 ‘오징어 게임’을 진행해 500여명 대상 한국전통 놀이 문화를 적극적으로 알렸다. 현재 LA 한국문화원(KCCLA) 유튜브 구독자는 6000여명,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1만1000여명이다.  이은영 기자월드영화제 아시안 아시안 월드영화제 한국영화 상영 아시안 영화들

2021-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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